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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러벅, 굿바이 텍사스 텍

러벅에서의 1년이 어느덧 지나간다.


차 없이 참 징하게 잘 버텼다.


'학교-집' 사이클의 무한-도전 아닌 반복이었고, 간혹 외식하러 나갈때나 마트에 갈때,

주변 지인들과 함께 움직이기도하고,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다.


우버 택시 참 괜찮다. 기다리는 대기 시간도 짧고 결제 시스템도 간편해서,

내가 할 일은 집 앞에서 타고 내리는 일 밖에 없다.

여러 종류의 자동차를 타 볼 수 있다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다.

가격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 되겠다.


초기 정착하는 글을 썼던게 지난 달 같이 느껴지는데,

벌써 떠나는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다. 시간 한 번 참 잘 간다.


귀국 준비는 정착보다 조금 더 간단한거 같다.

미국와서 열었던 것들 그대로 닫아주고 가면 되겠다.

대표적으로 집, 모바일, 은행 계좌 등이 있다.


집은 정리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정리당한다.

모바일은 AT&T의 family plan을 사용했는데, 귀국 날짜에 맞춰 내 line을 closing 해주기로 했다.

AT&T 웹사이트에 로그인하면 고객센터와 실시간 상담하는 창이 하단에 있는데, 거기서의 채팅만으로 모든게 끝났다.

은행 계좌 정리는 직접 방문해서 처리해야 한다.


그 외에 각종 웹사이트에서 주소지 변경을 해주었고,

Texas Tech에서 귀국하는 날짜를 알려달라든지, 계약이 만료되니 어떻게 하라든지 등의 메일이 오면,

내 일정에 맞게 답장 해주면 된다.


이 곳 생활을 쭉 한 번 리뷰를 해보자면...


우선, 날씨!

한 여름의 햇살은 매우 강렬하다. 여름에는 밤 9시가 다 되어도 밖이 훤하다.

그러나 그늘이 지는 곳과 밤이 찾아올 때는 선선하니 기분 좋은 날씨가 된다.

아무래도 나의 고향 대프리카(Daegu + Africa)의 더위와 불쾌지수를 넘어서진 못하는거 같다.

그리고 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겠다.

또, 비가 잘 오지 않는 곳이다 보니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한 번씩 비가 많이 오면 도로가 마비되고 물이 높게 차오른다.

차는 침수되기 쉽고 사람은 도로에서 수영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겨울을 깜빡 할 뻔 했다.

겨울에는 당연히 춥다. 한국보단 덜 추웠던거 같고, 눈이 한 번씩 많이 내렸던 기억이 있다.

한 번은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쌓여서, 교통이 마비되고 걸어다니지 못할 지경에 이른적도 있었다.

그 때 목이 긴 부츠하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음식!

한국 레스토랑 한 곳을 포함해서, 베트남 음식, 태국 음식, 인도 음식, 중국 음식, 일본 음식, 멕시코 음식 등 다양한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있다.

그래, 있다. 나는 있다고만 얘기했다.

조금만 부지런 떨면 큰 대형마트가서 싱싱한 과일과 채소, 고기 등을 사다가 직접 해먹으면 돈을 아낄 수 있고 특히 몸에 더 좋을거 같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공부에 지치고 시간 내기도 부담스럽다.

이건 세계 어디를 가나 자취생들이 겪어야 하는 시간과 돈 사이의 trade off 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강을 생각한다면 약간의 시간과 노동을 감수하는게 더 좋을 듯 싶다.

내가 이 곳에와서 얼굴 이곳 저곳에 여드름이 많이 생겼는데, 아무래도 짜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사먹은게 주 요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은 간편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 자취생들이 싼 가격에 집에서 나름 영양 밸런스를 맞춘 높은 퀄리티의 끼니를 간편하게 때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 반면에, 여기는 그런게 좀 아쉽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군가가 영양높은 간편식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일 수도 있다는 거...


옷!

이전 글에서 옷을 많이 가져올 필요가 없을거라고 얘기했는데, 그 생각은 아직도 유효하다.

간혹가다 formal함이 요구되는 자리가 있긴 한데, 그런거 제외하고 일상에서는 편하고 기능성있는 옷이 최고 인거 같다.

스타일을 꼭 살리고 싶다 하면, 편하면서도 세련된 미니멀리즘(minimalism) 패션을 추구하는 것도 좋을거 같다.

그리고 미국은 티셔츠 같은데 새겨진 문구나 이미지 등에 한국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해를 살만한 그림이나 문구가 있는 옷들은 한국에서 많이 입자.


집!

주거 환경은 아파트를 렌트해서 월세로 사는게 일반적이다.

1 bed 부터 2, 3, 4 beds 가 갖춰진 아파트에 내가 방 하나를 갖게 되는거다.

좋은 점은 각자 방 마다 대부분 화장실이 다 딸려있고 주방과 거실 정도만 공유하면 된다.

아파트는 fully furnished라고해서 가구가 비치된 것이 있는 반면에, 아무것도 없고 집 공간만 덜렁 내주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후자가 조금 더 월세가 저렴하고, 집을 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자유도가 훨씬 높겠다.

많이들 걱정하는게 바퀴달린 벌레나 위생상태, 주변 소음 및 치안일 것이다.

이건 참 복불복인거 같다.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임이 분명하다.

바퀴벌레는 사실 저녁에 밖에 나가면 자주 보인다.

해가 지고 캠퍼스를 거닐면 인도에 많은 바퀴벌레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나의 경우 집 안에서는 아주 가끔씩 죽은 녀석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불편할 정도로 많이 나타나진 않았다.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고 새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pest control에 더 신경쓰는거 같고 벌레도 적게 나타나는거 같다.

나는 Ulofts apartment에서 1년 계약을 하고 1 bed single room에서 쭉 살았는데,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비싸긴 했지만 편의성을 따진다면 결코 후회스럽지 않다.


또 뭐가 있을까..


이 곳에도 한인 사회가 형성되어 있다.

한인학생회도 있으니 처음 러벅에 정착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해보자.

학생 회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잘 도와줄것이다.


*이 모든 내용은 나의 경험과 느낌에 의존해 작성하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글쓴이: 김태훈(Research Scientist, Texas Tech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