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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진학 이야기 - 의공학 Bioengineering

*유학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고우해커스 커뮤니티를 이용하니, 이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기 바란다.


본 글은 나의 의공학과 후배들에게 작지만 큰 영감이 되길 바라며,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유학에 대한 꿈은 학부 2학년때부터 갖게 되었고 (당시 유학파 교수님들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 뒤로는 어떤 결정을 하거나 계획을 세울 때, 막연히 '나는 유학을 갈 사람이다.' 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했던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학점을 신경써서 관리했다던지, 유학을 목적으로 연구 실적을 억지로 쌓았다던지... 뭐 그러진 않았던거 같다. 주어진 업에 대한 욕심과 책임감이 나쁘지 않은 결과를 야기시킨듯 하다.


반면, 영어시험은 기준점수라는게 있기 때문에 오로지 유학을 목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다. 나는 GRE 점수가 조금 낮게 나왔는데, 이것은 지원학교를 정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점수는 높을수록 늘 좋다.


지원 학교를 정할 때는, U.S. News Ranking 사이트의 리스트를 바탕으로 학교의 랭킹과 이전 지원자들의 학점 평균, 영어 점수 평균, 합격률 등을 참조하였다. 이건 참고로 유료 서비스이다 (무료로 랭킹을 볼 수 있는 사이트도 많다.). 위 사이트에서 의공학과 (Biomedical engineering / Bioengineering) 대학원 랭킹을 살펴보고 이전 지원자들의 점수와 내 점수를 비교해가며 대략적인 나만의 지원학교 리스트를 만들어 나갔다.


이러한 1차 작업이 끝나고 나면, 2차로 각 학교의 의공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교수진 (faculty) 들을 쭉 훑어본다.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각 교수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유심히 파악하고 내가 하고 싶은 연구 분야와 일치하는 교수가 있다면 체크해둔다. 그리고 동시에 그 학교 입학처 웹페이지로 넘어가서 지원 자격 요건을 살펴보고 내가 지원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체크한다. 


예를 들어,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최소 토플 점수가 100점 이라면 나는 그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으므로 지원하는거 자체가 부담스럽게 된다. (하지만 교수가 뽑겠다면 저런 것은 별 문제가 안된다. 그러니 정말 가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메일이라도 한 번 보내보자. You have nothing to lose!)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만의 2차 리스트를 만든다. '너 자신을 알라' 는 말을 되뇌며,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도박'을 하지도 않으면서 신중하게 2차 리스트를 만들었다. 2차 리스트까지 넘어오면 사실 내가 지원하게 될 곳의 윤곽이 거의 잡힌것과 다름없다.


그럼 최종 리스트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그건 직접 컨택한 교수님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최종 지원 학교 리스트를 완성했다. 나는 교수님 컨택을 작년 (2016년) 12월에 주로 많이 했다. 컨택이라는 것은 주로 이메일을 통해 상대 교수님에게 내 관심사를 어필하면서 당신이 내년에 학생을 뽑을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주로 CV와 내 GPA, 영어 성적 등을 함께 메일에 적어 보낸다. 반응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1) 무응답, 2) 아니오, 3) 예. '아니오, 계획이 없어요.' 라고 대답이 온 곳은 과감하게 최종 리스트에서 삭제시킨다. 가장 좋은 대답은 교수가 나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고, 또 괜찮은 대답은 '뽑을 계획이 있으니, 한 번 지원해봐라.' 이다. 나는 '무응답'을 '응답'으로 돌리는 필살기(?!)를 하나 준비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연구 포트폴리오이다. 첫 번째 컨택 이메일에서 답장이 없었던 교수님에게 나름 정성들여 만든 이전 연구 요약 PPT 파일을 첨부하면서 두 번째 이메일을 보냈을 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경험이 3번 있다. 학부때 했던 굉장히 작은 프로젝트 하나 놓치지 않고 슬라이드를 채워넣었다. 어떤 한 교수님께서는 메일을 확인하고는 지원 원서비를 면제해 주는 조치를 취해주기도 했다.


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는 총 7개 학교에 지원을 하였고 (대게 10~15개 학교에 지원한다.), 4개 학교와 스카이프 (Skype)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까지 가게되면 입학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교수는 마음에 드는 학생 딱 한 두 명과 인터뷰하는게 아니라 여러 명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우선 기회를 주므로 이것 역시 경쟁이고, 인터뷰를 잘 해야 한다. 인터뷰 없이도 학과 차원에서 리뷰를 마치고 어드미션을 바로 내주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미국 대학원 지원을 하면서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과 정보를 많이 공유하고, 진행과정도 함께 공유하면서 느낀바는 다음과 같다.


1) 미국에서 학위를 딴 친구들을 먼저 리뷰하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2) 외국 교수들에게 한국 학생의 이미지는 대게 좋게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3) 외국 교수들이 국내 출신 대학의 인지도나 랭킹에도 신경을 쓴다.

4) 영어 점수는 일단 커트라인만 넘기면 되지만, 이왕이면 GRE 고득점을 노려서 나중에 후회 할 일 안만드는게 좋다. 특히 top school을 노린다면 GRE를 무시해선 안된다.

5) 각 학교마다 심사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이렇다 보니 예상외의 결과들이 발생한다.

6) 최종 결과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으므로 공식 합격 통지서를 받기 전까지 긴장을 놓치지 말자.

7) 공대생이라면 수학과 관련된 과목을 빠짐없이 챙겨 듣고, 학점도 잘 받을 수 있도록 하자.

8) 지원 할 학교의 같은과 학생들이나 랩실 사람들에게 지도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는 것도 망설이지 말자.

9) 컨택이나 인터뷰 결과가 좋았다면 그 뒤로 계속해서 관련 연구의 디스커션을 유도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10) 끝으로, 이 좋아야 한다.


유학이라는게 모두에게 열려있는 또 하나의 진로라는 것을 많은 학생들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나는 대학원을 좋은 '직장'이라고 여긴다.

나이 들면 못 배운게 후회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설문조사 결과가 그렇다.) 대부분의 이공계 대학원은 월급을 학생 손에 쥐어주면서 공부하라고 시키고, 내 실적 쌓으라고 압박을 주는 곳이다. 우리는 통상 교육을 위해 지출하지만 대학원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학원생들이 주로 밤 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있긴 하지만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내 시간을 굉장히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내가 너무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풀어썼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훌륭한 교수의 지도아래 본인이 노력했을 때를 가정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시카고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학교를 선택하는데 있어 한 두 가지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있었고, 그것을 충실히 반영했다.


* 참고로, 본인이 랭킹 높고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길 희망한다면, 학점 더 잘 받고, TOEFL, GRE 점수를 더 잘 받고, 강력한 추천서를 받고, 임팩트 있는 연구 실적을 많이 갖고, SOP를 매우 잘 쓰면 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느냐. 결국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더 간절하고 더 노력한 사람이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


아무쪼록 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영감이 되었으면 한다.

본 게시글에 대해서는 생각나는대로, 또 경험하는대로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겠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hicago


*이 모든 내용은 나의 경험과 느낌에 의존해 작성하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글쓴이: 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