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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러벅(Lubbock, TX) 정착기

이 곳 러벅에 도착한지 4주가 다 되어 간다.

무언가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짬을 내서 글을 쓰려고하니 부담스럽다.

그런데 더 이상 미루다가는 기억조차 나지 않을거 같아 오늘 최대한 기억을 꺼내보려 한다.


우선, 나는 J-1 Research Scholar에 해당한다.


한국에서의 준비 -

텍사스 테크 대학교(Texas Tech University)로부터 오퍼를 받은 시점에서 DS-2019에 적힌 Working start date까지 약 한 달 남짓 밖에 주어지지 않았기에, 서둘러 출국준비를 해야했다.


DS-2019는 'I-20와 같은 입학허가서' 혹은 '스폰서가 나의 미국 방문목적과 신원을 확인해주는 양식' 정도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DS-2019 서류는 미국 대학측에서 특급 우편으로 한국의 우리집으로 배송해준다.

DS-2019 발급과 관련해서 사전 서류로 제출했던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기억나는 것은 영어성적표 사본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토플 성적표를 일반적으로 요구하는데 나는 토플 성적이 만료된터라 토익 성적표 사본을 보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우선 순위는 역시 비자와 항공편이다.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한미국대사관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보고 이를 통과해야한다.

인터뷰 예약 날짜를 잡기까기 자잘한 서류들을 준비해야된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비자 발급을 위한 준비에 관련된 양질의 포스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을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두 번의 결제가 기다리고 있고, 돈이 꽤 든다.


나의 경우 특별히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인터뷰 당일 준비물 때문에 고민을 좀 했던거 같다. 인터넷에 보면 재정증명과 관련해서 많은 서류들을 준비해가는 사례들을 본 적이 있어서 도대체 어디까지 준비해서 가져가야 하나 걱정이 됐었다.


결론적으로, DS-2019상에 나의 급여가 적혀있다면 특별히 재정증명 서류는 필요가 없다.

또, 비자 인터뷰 준비 절차나 준비물은 대사관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다.

가장 정확한 정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대사관 홈페이지에 명시되어있는 준비물만 챙겨가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http://korean.seoul.usembassy.gov/visas_j_documents.html)


또, 나는 출국 시기에 맞춰 비자를 받아야 했으므로 최단기간에 인터뷰를 할 수있는 '긴급 예약 신청'을 하였다.

긴급 예약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1~2일 내에 인터뷰를 볼 수 있게 된다. (http://www.ustraveldocs.com/kr_kr/kr-niv-expeditedappointment.asp)

인터뷰 후 약 5일 정도면 여권이 도착(인터뷰시 여권을 제출한다)하고 그 안에 비자가 스티커로 붙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항공권은 여러 사이트를 돌려보면서 최저가 항공편을 찾으면 된다.

러벅(Lubbock, TX)행은 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AA) 항공사를 많이 이용한다. 또 J-1 비자의 경우, DS-2019 서류가 있으면 학생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월요일 오후 인천 출발 -> 댈러스 -> 2시간 대기 -> 러벅행 국내선 탑승 -> 도착 이었다.

2시간 대기 시간이 촉박할까봐 내심 불안했는데, 비행기가 순풍을 만나서 한 시간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3시간의 여유시간이 생겼다.

또, 경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댈러스에 내려서 사람들 따라 이동하면서 짐 찾는 곳으로 간다. (비행기에서 승무원들이 어떠한 케이스의 경우 짐을 따로 안 찾아도 된다고 하는데, 우린 거의 무조건 찾으면 된다)

짐을 찾고 국내선 타는 쪽으로 이동한다. 표가 이미 있기 때문에 따로 AA 항공사 데스크에서 체크인 할 필요없이, 열심히 짐 옮기고 있는 AA 직원들에게 짐만 넘겨주면 된다. (가보면, 이 사람들 이구나.. 알게된다)

나머지는 전광판 보고 안내판 보면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따라가면 된다.


추가적으로 한국에서 준비해온 것은,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이다. 또 텍사스주에서 운전 면허증 교환이 가능하기에 한국 면허증도 챙겨왔다. 이 곳은 항상 느끼지만 차가 없으면 여러모로 불편하다. 집의 위치가 좋아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마트나 학교가 위치해있으면 차 없이도 살아갈 수는 있다. 또, 한국 씨티은행에서 국제 체크카드를 만들어왔다. 미국 은행 계좌를 만들고 Debit 카드를 만들기 전까지 나름 유용하게 잘 사용한거 같다.


그리고 러벅에서 살 집을 한국에서 계약했다. 구글에서 조금만 검색해보면 학교 주변에 다양한 집들을 알아볼 수 있다. 또 요즘은 홈페이지가 다 있어서 사진도 볼 수 있고 어떤 시설이 갖춰져있는지 정보를 얻기도 쉬우며, 온라인상으로 연락하고 계약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다.

나의 경우 학교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있다. 가구가 비치되어있고(fully furnished) 실험실과 숙소의 거리가 가까우며, 월마트가 도보로 15-20분 정도에 위치해 있어서 차가 굳이 없어도 살만하다. 가격은 880불 정도로 비싸지만 수도, 전기세가 다 포함되어 있어서 주변에 다른 집들과 비교해보면 대동소이한 가격이다.


미국에서의 정착 -

정착을 꼽으라면 집, 자동차, 휴대폰, 은행, 학생증, Social Security Number(SSN), 미국 운전면허증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입국을 하면 가장 먼저 프린트 해야 할 서류가 입출국신고서(I-94)이다. 관련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프린트할 수 있다.

다음으로 내가 미국에 잘 도착했다는 것을 학교에 알려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교 내에 외국인 학생 센터 같은것이 있는데, 그 곳에서 담당자를 만나 오리엔테이션을 갖게 된다. 비자에 대한 몇 가지 유의사항도 알려주고 보험이나 SSN 등에 대한 정보도 가르쳐준다.

또, 내가 속한 학과 오피스에다가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 꽤 된다. 정식 고용을 위한 절차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걸 떠나서 역시 중요한건 SSN(Social Security Number)이다. 인터넷에 워낙 정보가 많다보니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거 같고, 신청 가능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만 알면되겠다. 입국 후 7일정도 됐음에도 신청이 가능했다. 물론, 미리 오피스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고 가면 좋다. 

신청 후 일주일내로 우편으로 SSN이 도착했다. SSN이 도착하면 학생증도 만들 수 있고, 고용 절차가 마무리 될 수 있고, 휴대폰 만들 때 보증금이 필요없다. 나는 아직 휴대폰을 마련하지 않았는데, 학교와 집이 와이파이가 잘 되다보니 큰 불편함을 못 느낀거 같다. 또, 한국에서 굳이 공기계를 사올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이 곳이 조금 더 싸다.


참고로, 나의 정착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끝날거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는...


러벅의 느낌 -

대구의 찜통더위를 경험해와서 그런지 이 곳의 더위는 깔끔한 느낌이다. 습하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나름 선선하다.

대신 햇살은 따가울 정도로 뜨겁고, 건조하다. 작년만 해도 매우 건조해서 밤에 불을 켜고 문을 열어도 날벌레가 보이지 않았단다. 또, 먼지 바람이 많다. 봄, 가을에 특히 심하다고 한다.


음식을 빼놓고 글을 마무리 지으면 섭섭하다.

이 곳의 음식은 매우 짜다. 처음 2주일 동안 여기저기 다양하게 다녀보았는데 여기저기 모두 짜다. 그냥 막 짜다.

시골에 가까운 도시이다 보니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도 힘들다. 대도시에 가면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겠지만 이 곳은 그런재미가 없다. 그래서 직접 해먹으면 좋다. 그러나 한국식 요리를 하기에는 식재료를 구하는게 쉽지가 않다. 여기 계신분들은 4-5시간 떨어진 댈러스(Dallas)에 한 번씩 가면 한국 식재료를 다량 구입해 오기도 한다.


끝으로 이 곳에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으로 오는 것이라면 한국에서 짐을 쌀 때, 옷의 양을 줄이고 나머지 생필품이나 음식을 더 챙겨오는게 나을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와서 생활하다 보면 알게 된다. 편한 옷 위주로 계절별로 조금씩 챙겨오면 되겠다. 또, 없으면 여기서 사면 된다. 옷이 매우 싸다.



이 모든 내용은 나의 경험과 느낌에 의존해 작성하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글쓴이: 김태훈(Research Scientist, Texas Tech University)